최근 신선한 영감과 힐링이 필요한 20·30대가 찾는 미술관이 ‘핫 플레이스’로 등극했습니다. 지난해 티켓 매진 행렬을 이어간 고(故)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 전시를 계기로 미술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높아졌고, 팬데믹 동안 잠재된 문화 소비 욕구가 분출하면서 전시 관람이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인데요. 최근에는 관람을 넘어 재테크로까지 확대되면서 미술품을 즐기는 방식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술관이 트렌드 키워드로 부상한 이유를 살펴보고, 뚜렷한 개성으로 사랑받는 미술관 세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미술관을 알면, 트렌드가 보인다!

 

작품을 배경으로 인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떠오른 미술관

 

미술관이 SNS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미술이 예술적 소양을 갖춘 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졌습니다. 이달 기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미술관 관련 게시물은 102만 건이 넘고, 전시회 관련 글은 286만 건에 달할 정도로 언급량이 많은데요. 실제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180만 명이 방문하면서 세계에서 방문객이 많은 뮤지엄 21위에 올랐습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151만 명이 방문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방문객 중 63%20·30대인 것으로 확인돼 MZ세대의 나들이 장소로서 미술관의 인기가 높아졌음이 밝혀졌는데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작품을 배경으로 인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올해 2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 최우람 – 작은 방주」「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이중섭」은 각각 93만 명, 28만 명이 찾으며 연초부터 화제가 됐습니다. 이탈리아의 설치 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은 올해 7월까지 25만 명이 몰리면서 ‘리움미술관’ 개관 이래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했는데요. 20세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국내 첫 개인전은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33만 명이 방문하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블록버스터급 전시로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게 늘면서 미술관 관람층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술품을 더욱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

 

  • 미술품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의 등장 (*출처 : 키아프 서울 공식 홈페이지 / 리움스토어)

  • 미술품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의 등장 (*출처 : 키아프 서울 공식 홈페이지 / 리움스토어)

  • 미술품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의 등장 (*출처 : 키아프 서울 공식 홈페이지 / 리움스토어)

미술품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의 등장 (*출처 : 키아프 서울 공식 홈페이지 / 리움스토어)

 

미술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작품을 즐기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여러 화랑이 모여 작품을 사고파는 시장인 아트페어가 대표적인데요. 미술품을 단순히 취향을 투영하는 대상 중 하나로 여기는 이들이 늘며 아트페어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함께 ‘키아프’가 서울에서 개최되며 서울을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 도시로 이끌었습니다.

 

작품을 즐기는 방식은 단순히 소유하는 것을 넘어 투자 개념으로까지 확대됐습니다. 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아트테크’가 성행하면서 소수의 사람이 작품을 ‘소유’하기보다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오브제를 ‘수집’하는 형태로 바뀐 것인데요. MZ세대를 중심으로 NFT(대체 불가 토큰)를 이용한 투자 방법까지 등장해 미술 시장의 변화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전시의 여운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굿즈를 판매하는 곳, 뮤지엄 숍의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최근 뮤지엄 숍은 미술관 고유의 색깔을 담아 작품을 트렌디하게 해석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그 결과 작품을 소장하고 싶지만 망설였던 이들은 부담 없이 소장의 기쁨을 누리고, 미술을 어렵게 생각했던 이들은 허물없이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미술품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짐에 따라 미술관의 진입 장벽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영감을 선사하는 미술관 3

 

’소통을 위한 단절’이라는 슬로건 아래 힐링을 선사하는 ‘뮤지엄 산’ (*출처 : 한국관광공사 / 뮤지엄 산 공식 인스타그램)

 

미술관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입니다. 작품 큐레이션 센스는 물론, 개성 있는 건축물을 겸비해 신선한 영감을 선사하는 미술관 세 곳을 소개합니다.

 

강원도 원주의 산속에 위치한 ‘뮤지엄 산’은 미니멀한 건축물의 대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습니다. ‘산(SAN)’이라는 이름은 Space(우주), Art(예술), Nature(자연)의 앞 자를 결합한 이름으로 대자연 속 자리한 문화공간에서 예술의 향유를 통해 힐링을 제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는데요. ‘소통을 위한 단절(Disconnect to connect)’이라는 슬로건 아래 ‘뮤지엄 산’은 그간 잊고 지낸 삶의 여유와 휴식을 선사합니다.

 

‘뮤지엄 산’은 건물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워터가든’을 조성해 신비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본관은 날개 형상을 한 네 개의 구조물이 사각, 삼각, 원형의 공간들로 연결되어 대지와 하늘을 사람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건축가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데요. 개관 10주년을 맞이해 내달 29일까지 ‘안도 타다오’의 개인전 「안도 타다오 : 청춘」을 진행하고 있으니, 노출 콘크리트와 빛으로 시를 쓰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뮤지엄 산’에 방문해 보세요.

 

빛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공간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출처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네이버 지도 · 공식 인스타그램)

 

파주출판도시에는 같은 작품도 방문 시기에 따라 다른 모양새를 띠는 특별한 미술관이 있습니다. 바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인데요. 이곳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과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은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루 시자’의 작품으로, 다양한 크기의 전시 공간을 하나의 덩어리로 담은 독특한 구조가 특징입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외관과 달리, 내부 공간은 빛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공간의 변화와 다양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시 공간은 조명이나 전등의 사용을 가급적 배제하고, 자연광을 강조해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향연을 관람할 수 있는데요. 창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온 빛은 곡선과 직선, 사선의 벽면을 따라 서로 반사되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시는 물론이고, 건축 자체로도 큰 여운을 남기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영감을 얻어보세요.

 

수준 높은 컬렉션으로 주목받는 ‘리움미술관’ (*출처 : 리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 공식 인스타그램)

 

서울 한남동에 자리한 ‘리움미술관’은 2004년 삼성문화재단에서 설립한 사립 미술관입니다. 개장 전부터 이곳은 철학과 스타일 모두 다른 건축가 3인이 공동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는데요. 세 건물 중 M1은 스위스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떠올리며 디자인했고, M2는 프랑스의 건축가 ‘장 누벨’이 세계 최초로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를 사용하여 지었습니다. 여기에 네덜란드 출신의 건축가 ‘렘 쿨하스’가 설계한 아동교육문화센터가 더해져 ‘리움미술관’은 문화 공익 단지로 부상했습니다.

 

‘리움미술관’은 특히 수준 높은 컬렉션을 선보이기로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마우리치오 카텔란 : WE」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 등 탄탄한 구성의 기획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아니쉬 카푸어’ 등 현대 미술의 거장이라 불리는 아티스트의 작품부터 고미술, 국제미술까지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작품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으니,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고 계신 분들께 ‘리움미술관’을 추천합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서울 도심 곳곳에 시립미술관이 들어섭니다. 도봉구에는 ‘서울사진미술관’이, 금천구에는 ‘서서울미술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번엔 어떤 전시로 우리에게 영감을 불어넣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올가을 잠자는 감수성을 깨우고 싶다면, 흥미로운 작품들이 기다리는 미술관에 방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