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7시, 어제 앱으로 주문한 신선한 딸기와 루꼴라 샐러드가 현관문 앞에 도착해 있습니다. TV 옆에 있는 AI 스피커로 아침 뉴스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 아침 9시, 공용 클라우드에 올라와 있는 자료를 다운받아 오늘의 업무를 확인합니다. 캡슐 커피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마시며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합니다.
– 점심은 배달앱으로 주문한 단호박 파스타가 집으로 배달되어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습니다.
– 하루의 업무를 마치면 집 앞에 있는 무인 편의점으로 나가 필요한 물건을 사고, 온라인으로 은행 업무를 봅니다.
이 루틴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지만, 요새는 그렇게 생소하지 않습니다. 점원이나 판매원을 단 한번도 대면하지 않고도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는 것이 요즘의 모습입니다.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 라이프 스타일이 생활 속으로 다가오고 있는 요즘, 푸드 비즈니스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햄버거를 만들고, 드립커피를 내리는 세상

로봇이 직접 만들어주는 다양한 음식
언택트(Untact)는 접촉, 대면을 뜻하는 ‘컨택트(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언(Un)’을 붙여서 만들어진 2020년 신조어입니다. 사실 이 기술은 오래전부터 개발이 되었는데 인공지능(AI) 서비스, O2O(Online-to-Offline) 서비스, 키오스크(Kiosk), 로봇 등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진행하는 일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에 소비자들은 점점 익숙해지고, 기업과 브랜드와 같은 공급자도 공급 단가를 낮추며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던 중 코로나19를 겪으며 더욱 가속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쇼핑, 교육, 의료, 업무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요즘 더 눈에 띄는 서비스들은 바로 푸드테크 서비스입니다.
미국 시애틀에는 아마존에서 만든 무인 편의점이 있습니다. 여느 편의점과 똑같이 제품들이 디스플레이 되어있지만, 점원이 바코드를 찍거나 셀프 계산대를 이용할 필요도 없이 집에서 가지고 온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서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이미 사전에 등록해놓은 카드가 있기 때문에 자동 결제가 되기 때문이죠. 5분 만에 로봇이 햄버거를 만드는 미국 브랜드 ‘크리에이터(Creator)’, ‘줌피자(Zoom Pizza)’ , ‘스파이스(Spice)’와 로봇 셰프가 직접 요리하고 서빙하는 중국 무인식당 등 로봇이 만드는 음식도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로봇으로 치킨을 튀기는 식당이 있다고 하는데요. 직접 먹어보니 정확한 조리 시간과 양을 지키고 만들어서 그런지 꽤나 맛있었습니다. 한 업주는 주문이 많이 들어와도 불평 없이 신속하고 만드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다고 합니다.
언택트 소비문화, 흑과 백은 없을까?

점차 확산되고 있는 키오스크 주문방식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고, 셋팅 된 조리법에 따라 로봇이 조리하고, 응답하는 소비문화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요? 먼저 언택트 소비문화가 생겨난 것은 소비자보다는 공급자의 필요에 의해 시작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결제 방식 등 소비 문화가 발전하며 포인트 앱, 키오스크, 로봇 등이 생겨난 것입니다. 처음에는 시제품으로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설비 단가가 비싸서 현실성이 떨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단가가 내려가고 보급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따라 이를 접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경험해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언택트 소비를 지속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택드 문화의 확산에 따라 사람들은 개인화를 넘어 고립화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로지 엄지손가락과 채팅, 화상 서비스로만 사람을 만나는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가 늘어나고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마치 전화 공포증, 콜 포비아(Call Phobia)처럼 말이죠.
언택트에 익숙해지고 있는 밀레니엄 세대, 다시 컨택트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언택트 시장과 컨택트 시장의 공존
아무리 언택트 소비문화가 확대되어도 기존의 대면 서비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누군가와 소통하려는 본능은 있을 것이고, 로봇의 목소리가 아닌 따뜻한 목소리와 눈빛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정(情)’ 은 대체될 수 없기 때문이죠. 또, 아무리 로봇과 기계가 발달하더라도 이를 관리하는 사람은 있어야 하고, 더 좋은 언택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의 심리를 간파하는 인간들만의 보이지 않는 본능은 그대로일 것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노래를 듣는 것이 편해도 버터리한 싱글 몰트 위스키 한 잔과 지직거리는 음악 소리를 듣기 위해 굳이 엘피(LP)바에 가고, 골프장에서도 정확한 거리를 안내하는 보이스 캐디보다 ‘잘했다, 멋있다, 응원한다’라는 따뜻한 말을 해주는 캐디와 함께 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감성’이 있기 때문에 언택트 시장과 컨택트 시장은 공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